공장은 산업단지나 밀집지역에 모여 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우리 공장에서 시작된 불이 벽 하나를 사이에 둔 옆 공장으로 번지는 일이 드물지 않다. 이때 발생하는 것이 ‘남의 재산에 끼친 손해’에 대한 배상책임이다. 내 공장의 피해는 화재보험으로 메우더라도, 인접 공장에 입힌 손해는 별도의 배상책임 담보가 없으면 고스란히 떠안아야 한다. 인접 공장 연소와 대물배상책임의 구조를 정리한다.
1. 실화책임법과 배상책임
우리나라는 실화(失火), 즉 실수로 낸 불에 대해 ‘실화책임에 관한 법률’을 적용한다. 과거에는 중대한 과실이 있을 때만 배상하도록 했지만, 현재는 손해배상액을 경감할 수 있을 뿐 배상 책임 자체는 인정되는 방향으로 운영된다. 즉 옆 공장으로 불이 번지면, 발화한 공장은 그 손해에 대해 배상책임을 질 가능성이 크다.
2. 화재(대물)배상책임 담보
이 위험을 다루는 것이 화재배상책임 중 ‘대물’ 담보다. 우리 공장의 화재가 타인의 재물(인접 공장의 건물·기계·재고 등)에 끼친 손해를 보상한다. 앞서 다룬 특수건물의 신체손해배상특약이 ‘사람’에 대한 피해를 다룬다면, 대물배상책임은 ‘남의 재산’에 대한 피해를 다룬다는 점에서 구분된다. 둘은 함께 갖춰야 타인 피해 전반을 메울 수 있다.
3. 보상 한도 설정
대물배상책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한도다. 인접 공장이 고가 설비를 갖춘 곳이거나 여러 공장이 붙어 있는 구조라면, 한 번의 연소로 번지는 손해가 우리 공장 자산을 훌쩍 넘을 수 있다. 주변 환경과 인접 사업장의 규모를 고려해 보상 한도를 현실적인 수준으로 충분히 설정해야 한다. 한도가 낮으면 차액을 직접 배상해야 한다.
4. 점검 포인트
먼저 공장 간 방화구획과 이격거리, 방화벽 같은 물리적 확산 차단 장치를 점검한다. 다음으로 화재배상책임의 대물 한도가 주변 위험에 비해 충분한지 확인한다. 끝으로 사고 후 보험사가 책임 관계를 정리하는 과정(구상 등)을 이해해 두면, 인접 공장과의 분쟁에 차분히 대응할 수 있다.
정리하며
공장이 모여 있는 환경에서 화재는 결코 우리 공장 담장 안에서 끝나지 않는다. 옆 공장으로 번진 불은 곧바로 막대한 대물배상 책임으로 돌아온다. 실화책임법 아래에서 발화 공장은 그 손해를 책임질 가능성이 크므로, 화재배상책임의 대물 담보를 주변 위험에 맞는 한도로 갖춰 두어야 한다. 방화구획 같은 예방과 충분한 배상 한도를 함께 마련하는 것이, 나와 이웃 공장을 동시에 지키는 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