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화재의 피해를 따질 때 건물과 기계에만 눈이 가기 쉽지만, 실제로는 ‘재고’의 손실이 그에 못지않게 크다. 창고에 쌓인 원자재와 출하를 기다리는 완제품이 한꺼번에 타버리면 손해는 순식간에 불어난다. 재고는 보험에서 ‘동산’으로 분류되어 건물·시설과는 다른 방식으로 다뤄진다. 더구나 물량이 계절과 수주에 따라 크게 변하기 때문에 평가가 까다롭다. 재고자산을 제대로 보상받기 위한 핵심을 정리한다.
1. 재고자산(동산)이란
재고자산은 영업을 위해 보관·유통 중인 동산을 말한다. 가공 전의 원자재, 만들고 있는 중인 재공품(반제품), 출하를 앞둔 완제품, 그리고 부재료·포장재 등이 모두 포함된다. 벽이나 바닥에 고정된 시설·기계와 달리 ‘움직이고 소모되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평가와 관리 방식이 다르다.
2. 평가 방식
재고는 보통 사고 시점의 가액을 기준으로 평가되며, 장부가나 시가 등 약관이 정한 방식을 따른다. 문제는 물량이 늘 변한다는 점이다. 이를 위해 일정 기간의 최고 재고액을 기준으로 미리 보험금액을 잡고 정산하는 방식이나, 변동분을 통지하는 방식 등이 활용된다. 계절성이 크거나 대량 수주가 몰리는 공장이라면 최대 보관량 시점을 기준으로 설정하는 것이 안전하다.
3. 과소·초과보험 문제
재고는 평가가 어긋나기 쉬운 항목이다. 실제 보관액보다 보험금액을 낮게 잡으면(과소보험) 사고 시 비례보상으로 손해의 일부만 받게 된다. 반대로 지나치게 높게 잡으면(초과보험) 보험료만 더 내고 보상은 실제 손해까지만 받는다. 평소 재고 흐름을 파악해 적정 가액에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4. 가입 시 점검
먼저 재고의 보관 장소를 정확히 명기한다. 보험증권에 적힌 장소 밖(예: 임시 창고, 옥외 적치)의 재고는 보장되지 않을 수 있다. 다음으로 옥외에 쌓아 두는 원자재나 위험물에 해당하는 재고가 있다면 별도 조건을 확인한다. 끝으로 입출고가 잦은 공장은 재고 평가 기준과 통지 의무를 명확히 해 두어야 사고 후 분쟁을 줄일 수 있다.
정리하며
재고자산은 눈에 잘 띄지 않지만 화재 한 번에 가장 빠르게 불어나는 손해 항목이다. 원자재·재공품·완제품이 동산으로 어떻게 분류되고 어떤 기준으로 평가되는지를 이해해야 제값을 보상받을 수 있다. 변동이 큰 물량은 최대 보관 시점을 기준으로, 보관 장소는 증권에 정확히 반영하는 것이 핵심이다. 적정 가액 설정과 보관 조건 점검만으로도 사고 이후 받게 되는 보상의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